오늘도 바로 바닷가로 나간다. 이런 데서 할 일은 딱히 없다. 그저 물에 둥둥 떠 하늘 쳐다보며 몽상하는 게 다다. 방갈로로 돌아온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지루할 줄이야. 일주일 정도 이 좋은 해변을 만끽해야겠다 싶었지만 벌써 떠나고 싶어진다. 내일 하루만 더 물놀이를 하고 떠나야겠다.
프나르 아줌마가 와서 미역을 보여주며 이걸로 요리할 줄 아냐 묻는다. 개인적으로 해초류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우리나라를 벗어나면 해초류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이 아줌마가 요가 선생님이다 보니 건강식품에 관심이 많다. 우리나라는 아직이지만 일본음식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일본과 가까우니 미역을 보인 것이다. 주방에 가니 미역도 있고, 김도 있고 미소시루용 분말도 있다. 이 미역은 미소시루용으로 산 건가 보다. 미역으로 뭘 하겠나. 초무침을 하고 싶지만 다른 재료가 없어서 그냥 미역국을 끓인다. 아줌마가 채식주의자여서 소고기는 못 넣고, 마지막 남은 멸치를 쓴다. 언젠가 말했지만 여기선 밥 말아먹는 ‘국’의 개념이 없으니 작은 그릇에 담아낸다. 다들 이상한 맛이라고 한마디씩 한다. 나 혼자 세 그릇을 떠다 먹는다.
나이차가 많아서 그런지 이곳 여행자하고는 좀처럼 어울리지 못하겠다. 나가서 바람 좀 쐬고 아이란을 한 통 사온다. 아이란 맛에 반해버렸다. 매일 한 통씩 먹고 있다. 배는 찼지만 방갈로는 여전히 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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