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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최악의 컨디션에서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미쳤다고 밖에 할 수 없는 길이다. 스타트만 좀 끊어놓고 밥을 먹으려 했는데 식당이 나오질 않는다. 또 그렇게 헉헉 거리며 달리다 과일 가게에서 멈춘다. 언제나처럼 수박을 찾지만 너무 커서 망설인다. 가격을 물으니 3.5리라(약 2,200원). C 51-1오호 이건 또 싸네. 이거보다 훨씬 작은 걸 4리라 주고 사 먹었었다. 큼직한 수박을 잘라 허겁지겁 먹는다. 수박이 너무 커서 반 통을 먹으니 배터지겠다. 이거 싸 갈수도 없고 참… 좀 쉰 후 다시 먹어보지만 도저히 못 먹겠다. 아깝지만 반 통을 고스라니 남기고 다시 달린다.

체력은 바닥났지만 그래도 오늘은 길이 나름 양호하다. 간간히 오르막 내리막이 나오지만 지난 이틀만큼 심하진 않다. C 51-2GPS는 계속 최단거리로 가라며 삐리릭 삐리릭 거리지만 무시하고 계속 메인 도로를 탄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또 다른 해안마을 ‘페티에’에 도착한다. 목적지는 여기서 고개 넘어에 있는 ‘올루데니즈라는 휴양지다. 지중해 연안은 죄다 휴양지다.

페티에에서 올루데니즈로 가는 10km가 또 가관이다. 끝까지 진을 빼놓는 구나. 올루데니즈에 도착한다. 도로가엔 죄다 호텔뿐이다. 이곳 카우치서핑 친구 ‘리팟’의 집은 도로에서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리팟을 만난다. 서글서글하니 맘에 드는 친구다. 문을 따주고 피자를 시켜준 후 일하러 가야 한다며 다시 나간다. C 51-3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배달된 피자를 먹는다. 이게 사람 사는 거지. 여기까지 오는데 정말 힘들었다. 얼마나 쉬어야 회복이 될지 모르겠다. 우선 늘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