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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마트에 가서 쌀과 작은 닭 한 마리를 사와 삶는다. 먼젓번에 한번 먹어서 닭도리탕을 해 먹고 싶었지만 고춧가루, 간장을 사려면 돈이 많이 든다.

배부르게 닭 한 마리를 처리하고 늘어진다. 문신한 부위는 약간 쓰라리다. 연고도 바르고, 당분간은 매일 새 티셔츠로 갈아입으라고 하니 자전거를 타면 바로 땀과 먼지를 뒤집어 쓸 텐데 하루 정도 더 머물러야 할듯싶다. 큰맘 먹고 한 거 괜히 덧나면 안타깝지.

앞으로의 일정을 체크한다. 지금 이곳도 밤이 되면 꽤 쌀쌀하다. 우리나라 가을 날씨 정도다. 이제 위도와 고도가 같이 올라갈 테니 점점 추워질 거다. 앞으로 이탈리아 반도 아래로 내려가지 전까지는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야 할 텐데 아무래도 이번 겨울은 험난한 여정이 될 거다. 고비사막을 달릴 때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기온이 0도 가까이에 가면 있는 옷 다 껴입고 침낭 뒤집어 쓰고 자도 추워서 잠을 잘 못 잔다. 발칸반도 산악지역에 가면 침낭이 하나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휴~… 우선 터키에 집중하자.

해가 져서 리팟에 가게로 간다. C 55-1오늘은 평소보다 더 한산하다. 여기도 이제 끝물이다. 가게 문을 닫을 때까지 있다가 오면서 작은 트럭에서 파는 샌드위치를 먹는다. C 55-2‘코코렠’이라 불리는 건데, 직접 구운 고기를 잘게 다져 빵 속에 야채와 넣어준다. 도네르 케밥과 다를 게 없다. C 55-3헌데 도네르 케밥도 빵이나 밀빵에 싸주는 것만이 아니라 돌림판의 거기를 썰어 그 고기하고 프렌치후라이, 샐러드를 한 접시에 주는 것도 도네르라 한다. ‘도네르’가 ‘돌린다’는 말이라고 하니 돌림판에서 썰어주는 고기로 만든 음식은 죄다 도네르라 하는가 보다. 코코렠과 빵에 싼 도네르는 맛이 거의 같지만 고기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그 이름이 달라지는 것 같다. 여튼 그걸 먹고 집에 돌아온다.

리팟은 매일 여자친구 집에 가서 이 집은 거의 나 혼자 사는 집이다. 이제 슬슬 시차를 맞춰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