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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이 동네는 날씨가 좀 쌀쌀하다. 고도도 높고 어제 밤부터 내리던 비가 아침까지 이어져서 자면서도 추웠다. 감기 기운이 있어 깔깔이를 꺼내 입는다. 자전거와 그 밖의 물품의 진흙 때를 씻어내려고 했는데 추워서 못하겠다. 날씨도 좋고, 컨디션도 좋을 때 해야겠다. 텐트랑 페니어 짐만 늘어놓고 말린다.

냉장고를 뒤져보니 닭고기 육수 우려내는 농축 조미료 같은 게 있어서 국물을 내 파스타를 삶아 먹는다. 남은 시간에 동영상 편집을 한다.

어느 정도 있다 회복되겠지 싶었던 감기기운은 점점 심해진다. 약간 열이 있고, 콧물이 주루룩 주루룩 새고 있다. 당장 내일 떠나야 하는데 비는 그칠 생각을 안 하고 컨디션은 엉망이다. 큰일이다. 이러다 달리는 중에 또 비를 맞게 되면 앓아 눕기 십상이다. 참다 참다 안될 것 같아 감기약을 꺼내 먹는다. 콧물은 상관없지만 열은 내려야 할 텐데 걱정이다.

이스탄불을 100km 남겨둔 ‘이즈미트’가 다음 정착지인데 여기서 250km다. 이틀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산길이 만만치 않게 펼쳐질 것 같다. 그러나 변수는 역시 비가 될 거다. 한번 비를 맞았더니 이건 열대지방에서 맞았던 비와 차원이 달라서 무조건 피하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지에서 홀로 앓는 것처럼 불쌍한 게 없는데… C 65-1

오랜만에 맞는 추위에 적응을 못하고 있다. 이번 겨울은 꽤나 힘든 겨울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