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스하게 일어난다. 술을 자주 먹지 않아서 많이 먹어도 다음날 숙취가 그리 심하지 않다. 그래도 얼큰한 짬뽕 한 그릇 먹고 싶은데 집에 있는 건 어제 세르잔이 만든 느끼한 라쟈냐뿐이다. 별수 있나 그냥 먹어야지.
세르잔은 멍하니 TV만 보고 있다. 딱 폭주를 한 다음날 가라앉은 그 분위기다. 밖을 보니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내일 떠나려고 했는데 일기 예보를 보니 모레까지 비가 온다고 한다. 50~70km면 비를 맞으면서라도 가겠는데 140km를 가야 한다. 좋은 날씨에도 졸라 열심히 달려야 하는 거리다. 세르잔도 좋고 이 집에서 지내는 게 편해서 상관없는데 목적지를 코 앞에 두고 발이 묶이니 좀 조바심이 난다. 허나 하늘의 뜻을 어떻게 거스르랴. 난 모르겠다. 그냥 늘어져 영화나 본다.
활기를 찾은 세르잔이 미안하지만 재료가 남아서 그런데 저녁도 라쟈냐 만들어도 되냐 묻는다. 나야 무슨 상관. 좀 느끼해도 맛은 있다. 차분한 하루가 지나간다. 밖엔 여전히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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