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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락은 어딜 갔는지 없다. 냉장고에 있는 걸 꺼내먹고 빨래를 돌린다. 그리고 셀마 아줌마에게 전화를 해 약속 시간을 잡는다. 이란에서 날강도를 만났을 때 잃어버린 지갑이며 후레쉬 등을 사지 않고 있었는데 필요한 때가 많아서 친구에게 보래 달라 부탁했었고 친구 회사 거래처가 여기 있어 받기로 했었다. 사실 그런 건 현지에서 사도 되는데 그걸 핑계 삼아 먹거리와 담배도 같이 부탁했었다. 그 거래처 담당자 아줌마의 이름이 셀마다.

낮에 집에 있다가 돌아온 부락의 차를 타고 셀마 아줌마를 만난다. 제 손님처럼 반갑게 맞아준다. 근데 먹거리 소포는 없다. C 72-1터키는 음식 반입이 안 된단다. 라면, 냉면, 국물용 멸치, 고추장 등등 그리고 같이 포장됐던 담배까지… 그걸 얼마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셀마 아줌마는 그게 자기 탓인 냥 맛난 거 사주겠다고 좋은 식당에 데리고 간다. C 72-2우선 간단한 에피타이져가 나온다. 그리고 고기를 얇게 썬, 마치 대형 차돌백이 같은 양고기가 나온다. 이게 진짜 전통 도네르라고 한다. 고기를 포개 돌려가며 썰면 자잘하게 잘릴 수밖에 없는데 이게 진짜 도네르라면 처음엔 고기를 통째로 구워 돌리며 익은 표면을 썰어먹은 게 아닌가 싶다. C 72-3셀마 아줌마는 발랄해서 함께 식사하는 게 즐겁다.

다음으로 케밥이 나와 또 먹는다. 식사가 끝날 때쯤 더 시켜줄까 하는데 괜찮다고 한다. 셀마 아줌마가 예의 차릴 필요 없다는 말이 끝나자마자 “그럼 케밥 하나 더요.” 닭 날개 구이가 또 나온다. 그것까지 먹으니 배가 거의 터질 지경이다.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 먹으러 가자며 한 카페에 간다. C 72-4우리는 디저트 문화가 없어서 밥 먹을 때 배를 다 채우는데 또 먹자니 거부할 수가 없어 또 디저트를 먹는다. 디저트는 대게 달짝지근한 거라 더 힘들다. 음식이 거의 역류할 정도로 목까지 차서 도저히 못 먹겠다. 내가 깨작거리는 걸 보고 남겨도 된다고 해서 양해를 구하고 숟갈을 내려 놓는다. 내일은 생선 먹으러 가자고 하는데 약속이 있다고 하니 그럼 모레 보잖다. 내일은 부락이 그의 바이크 동호회 모임이 있다고 같이 가자 했었다. 아줌마에게 감사 표시를 하고 버스를 탄다.

이스탄불에는 메트로버스라는 게 있다. 버스 정류장에 들어갈 때 지하철처럼 개찰구를 통해 들어가야 한다. 중앙선 자리 두 차로를 전용차선으로 한 굴절 버슨데 가이레일이 세워져 있어 다른 차는 못 들어온다. 그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빨라 좋지만 이게 생긴지 얼마 안됐는지 부락은 메트로버스가 들어선 이후 차가 너무 막힌다고 투덜거렸다. 그러고 보면 서울의 대중교통은 거의 최고급이다.

집에 와서 쉬고 있는데 부락이 여자친구와 들어온다. 저녁을 못 먹었다며 먹을 걸 싸왔다. 같이 먹자 해서 맛이나 볼까 싶어 먹기 시작했는데 그들하고 똑같은 양을 먹는다. 배터져 죽을 것 같은 때가 두 시간 전이었다. 나의 왕성한 소화력에 깜짝깜짝 놀란다.

내일은 낮에 늘어져있다 저녁에 바이크 동호회 모임에 간다. 놀거리가 생겨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