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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늦게까지 놀아서 늦게 일어난다. 하산은 ‘말카사’라는 동네에서 농장을 하는데 그리스로 가는 길에 있는 동네라 밥이나 같이 먹자고 들르라며 연락처를 적어준다. 하산 내외와 함께 나와 둘은 가고 바투와 동네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밥을 먹고 마트에 간다.

집에 먹을 게 없어서 식료품을 잔뜩 산다. 날 위해 많이 산다. 바투는 내일 새벽에 당일 치기 출장을 가야 해서 집이 비니 그 전에 냉장고를 채워주는 거다. 무관심한 성격처럼 보이는데 이것저것 잘 챙겨준다. 고기도 사고 치즈, 야채, 음료, 술, 생선 등… 많이도 산다. 생선코너에 아귀가 있어 신기했다. 얘네도 이걸 먹는구나. 그리고 레몬이 야채 코너에 있는 것도 신기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동영상 편집을 한다. 우선 이스탄불 전까지. 이스탄불에선 오자마자 작으나마 매일 같이 놀거리가 생겨서 오늘은 그냥 늘어진다. 저녁엔 사온 재료를 가지고 짬뽕 비슷한 걸 만들어본다. C 77-1스파게티 면이라서 좀 그랬지만 재료가 넉넉하다 보니 나름 괜찮았다. 바투도 만족한다. 바투는 고등학교 때 홍콩에서 1년을 살아서 면요리도 젓가락으로 익숙하게 잘 먹는다. 그래서 돼지고기도 먹는단다. 그러다가 종교 얘기로 주제가 바뀐다.

“파키스탄이나 이란에서 모스크 많이 봤어?”
“그러네. 터키만큼은 많지 않았던 거 같네.”
“터키 정부는 모스크에 미쳤어. 모스크가 학교보다 열 배나 더 많다니까.”

내가 만난 터키 친구 대부분은 현 정부가 이슬람 원리주의로 가려는 걸 아주 못 마땅하게 생각한다. 카우치서핑 멤버들이 아무래도 다른 사람보다는 더 개방적인 확률이 높기 때문에 공정한 표본은 아닐 테지만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정부가 여기도 있구나 싶다.

바투가 출장을 가서 내일은 종일 혼자다. 집에서 편하게 쉴지 어딜 둘러볼지…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