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은 고맙게도 아침밥을 만들어 주고 깨운다. 그리곤 오늘도 소를 잡으러 간다. 오늘 저녁도 소고기를 먹겠군.
게르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 만들어 놓은 노래를 녹음하고 간단한 뮤직비디오도 만든다. 모든 걸 미니멀하게 진행한다. 고독이 천재를 만든다더니 심심함이 나의 창작 욕구를 끄집어 내는 구나.
점심은 어제 사온 방위에 버터를 바르고 설탕을 뿌려 먹는다. 태어나서 스스로 버터를 사본적이 처음인 것 같다. 전에 일꾼들이 그렇게 먹는 걸 같이 먹어 봤는데 꽤 맛있었다. 입이 후져지고 있는 증거이리라.
요샌 밤에 매일 영화를 보고 자는데 영화 속에 음식이 나올 때마다 군침이 돈다. 아~ 이 굶주린 삶이여. 중국으로 내려가면 바로 식당으로 가서 다양한 요리를 맛봐야겠다. 역시나 삼촌은 소고기를 가져와 삶는다. 통뼈에 붙은 고기를 발라 먹느라 이빨이 다 아프다.
저녁에 온 진섭이는 신종 플루 때문에 몽골 내 모든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고 한다. 그리곤 우리 보고 여기서 봄까지 머무르던지 한국에 돌아 가는 것이 어떠냐며 중국으로 간다는 우리를 걱정한다. 몽골의 겨울을 맞이하고 싶지도 않고, 비자 기간도 안되고, 한국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난 여전히 여행을 한다기 보다 고향이 아닌 곳에서 살아가는 것 뿐이다. 모든 건 예정대로 돈 떨어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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