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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어젯밤엔 밤새 눈이 내렸다. 쉬를 하러 나갔더니 눈이 부실 정도로 온 사방이 하얗다. 날도 제법 풀렸다. 이곳도 우리나라의 삼한사온처럼 주기적으로 날씨가 변한다. 그래도 똥싸기는 두려운 추위다. 오줌을 싸면 바로 얼어붙는 만화에서의 장면이 실제 할지도 모른다는 믿음이 생겼다. 모든 추위가 고됨을 대변한진 않지만 이곳의 추위는 확실히 게르에서의 생활을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추위다.C 40-1먼지 때 가득한 코펠을 닦는다. 짐도 모두 페니어에 차곡차곡 넣는다. 오늘이 이곳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니 시원 섭섭하다. 뭐 딱히 특별한 기분이 드는 건 아니다. 낮잠을 자다가 꿈을 꾼다. 집에서 뜨신 물로 샤워를 하는 꿈. 모든 꿈이 욕망을 대변하진 않지만 이 꿈은 확실히 게르에서의 생활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는 꿈이다.

우리가 내일 떠난다고 하니 삼촌은 간드르를 만들어 주신다. 간드르는 얇게 편 밀가루 반죽에 식용유와 설탕을 발라 다시 뭉치고 펴서 기름에 튀긴 과자 같은 음식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설탕이 없다. 그냥 밀가루 반죽 튀김을 먹는다. 모든 음식이 현재 상황을 대변하진 않지만 이 간드르는 확실이 게르에서의 생활을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음식이다.C 40-2

굳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