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39. 게르의 추억 (11월11일 am11:00 ~ 11월12일 am3:00)
2009. 11. 16. 02:49 |어제 만든 뮤직비디오가 마음에 안 들어 다시 만든다. 귀찮아서 같은 걸 다시 만드는 건 웬만해선 안 하는 짓인데 할 일이 없어서 한다. 나름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던 건데 알고 보니 콜드플레이가 먼저 써먹은 거라고 한다. 새로운 걸 생각하긴 귀찮고 해서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짜집기해서 다시 만든다. 여러 효과를 주니 노트북이 버거워한다. 편집하는 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다. 시간은 잘 간다.
내가 원해서 들어온 게르지만 나가는 건 내 맘대로 되지 않고 있다. 내일 하루만 버티면 어쨌건 여기서 나간다. 여러 제반 여건이 좋았으면 좋은 추억만 가득 했으련만 한달 동안 빨래도 못하고, 2주일 동안 빤쓰도 못 갈아입고, 샤워도 못하고, 화장실 가기가 두려울 정도로 추었다. 나쁜 추억은 아니지만 조금은 지겨웠던 때로 기억될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여행은 마냥 웃기만 하려고 다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런 지겨움을 선뜻 선택한 나도, 이를 안겨준 이곳 친구들에게도 모두 정답이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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