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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애들이 사다 주는 빵 쪼가리가 먹기 싫어서 수제비를 만든다. 집에서 마른 멸치도 가져오고, 김도 가져와서 나름 맛나는 수제비를 만들었다. 애들한테 줬더니 어째 반응이 신통치 않다. 국물 음식 문화가 거의 없어서 뜨거운 국물 속의 수제비를 떠 먹는 게 힘든가 보다. 언제나 그렇듯 잘 먹으면 잘 먹어서 좋고, 못 먹으면 내가 많이 먹을 수 있어 좋다.

상을 치우고 조금 있다 나간다. 시내 중심가로 가서 구경을 좀 하다 저녁을 먹자고 해서 배를 타고 아시아 쪽으로 넘어간다. 어둠이 깔린 이스탄불의 모습을 배위에서 보니 멋지다. C 4-1낮에 배를 탔을 때와 해변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또 다른 멋이 있다. 이곳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교통편이지만, 15분 정도 배 위에서 보는 이스탄불의 야경은 이곳에 오면 꼭 봐야 하는 광경이라 생각한다. 이 정도라면 자신이 사는 도시를 사랑하는 뉴욕이나 파리 시민들 못지않게 이스탄불 시민도 자신의 도시가 자랑스러울 것 같은 느낌이다. 수많은 사연을 지닌 오래된 역사적인 건물들이 보인다. 이곳의 역사를 좀 알고, 감상적인 눈으로 바라본다면 이스탄불이란 도시가 갖고 있는 고색창연한 아우라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 될 수 있다. ‘바로 이곳에서 그런 일들이 일어났었단 말이지.. 참…” 좀 더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1453년 드디어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는 순간도 눈 앞에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멋진 곳이다.

아시아 쪽으로 건너가 친구들의 단골 집이라는 곳에서 ‘뒤륌’이라하는 기다란 도네르를 먹는다. C 4-260cm가 넘는 걸 다 먹으니 배가 빵빵해진다. 주인 아저씨가 어찌나 친한 척을 하던지… C 4-3밥을 먹고 탁심 근처 카페에서 맥주를 한잔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이제 이스탄불도 안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