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준비 완료. 친구들과 정말 아쉬움이 느껴지는 작별 인사를 하고 거의 5개월 만에 자전거에 오른다. 무거운 자전거에 잠시 뒤뚱거리다 겨우 방향을 잡는다. 오늘의 목적지는 ‘초를루’라는 85km 떨어진 곳이다. 도심에서 나가는 길은 먼지가 많다. 지형도 안 좋고, 바람도 도와주지 않는다. 40km를 달리니 배가 고파지고 몸의 힘이 쭉 빠진다. 조그만 식당이 보여 멈춰 서서 땅에 발을 딛는 순간 다리에 힘이 없어 휘청한다. 도네르를 하나 먹고 다시 달린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오르락 내리락 길이 힘들어 몇 차례나 멈춰 숨을 가다듬고 달리기를 반복한다. 엉덩이도 아파온다. 다시 자전거 타기에 익숙해질 때까지 당분간은 감내해야 할 고통이다.
해질 무렵이 돼서야 목적한 곳에 도착한다. 연락해둔 친구 아흐멧과 만난다. 짐을 풀고 샤워를 한 후 홈 메이트인 다니알의 여자 친구가 만들어준 맛없는 파스타를 먹는다. 친구들이 맛 없다고 투덜거리는 걸 항상 그래왔는지 여자친구는 웃어넘기고, 배가 고파 많이 먹는 내게 칭찬을 해준다. 밥을 먹고 아흐멧과 다니알과 함께 카페에 가서 맥주를 한잔 마신다. 이곳은 딱히 볼게 없는 도시라 뭐라도 해주고 싶은지 다시 자리를 옮겨 나르길래를 핀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터키엔 이런 작은 도시에 있는 카페도 꽤나 멋들어진 곳이 많다. 대형 커피숍만 가득한 서울과 비교하면 그냥 앉아서 커피 한잔 하고 싶은 카페가 즐비한 이곳이 부럽기도 하다. 아흐멧은 시종일관 지나가는 여자들을 보며 화제를 꺼내는데, 이렇게 대놓고 여자를 밝히는 애들은 대게 성격이 쾌활해서 쉽게 어울릴 수 있어 좋다. 집으로 돌아온다. 친구들은 내일 일찍 출근해야 해서 혼자 일어나 출발할 것 같다. 굉장히 피곤하다.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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