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르진과 동생은 일하러 가고 혼자 남았다. 알아서 챙겨 먹으라 해서 냉장고를 열어보니 훈제된 돼지고기가 있다. 터키에서 돼지고기 처음 본다. 불가리아가 가까워지면서 그쪽 문화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 같다. 후르진도 불가리아에서 태어나서 7살까지 살아서 돼지고기도 먹는다 한다. 돼지고기와 이런 저런 야채를 소스와 버무려 반찬을 만들고 밥을 지어 먹는다. 역시 밥을 먹어야 한다.
온 몸이 뻐근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행 시작하기 전 친구와 놀러 간 제주도에서 한라산 등반도 했었는데 역시 걷는 것과 자전거 타는 건 쓰는 근육이 다르다. 영화나 보면서 휴식을 취한다.
저녁에 후르진의 동생이 먼저 와서 간단하게 밥을 차려준다. 맛대가리 없는 올리브를 왜 그렇게들 먹나 싶었는데 이것도 먹다 보니 계속 먹게 된다. 이유가 없는 건 없다. 후르진이 맥주를 사왔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일주일 동안 5일은 계속 술을 먹고 있다. 이렇게 깨작깨작 자주 먹는 거 딱 질색이지만 이곳엔 ‘먹고 죽자’라는 자세로 술을 먹지 않으니 객으로서 강요할 순 없다.
후르진은 농구를 좋아해서 집에 오면 항상 농구 중계를 본다. 마침 유로리그라는 경기가 하고 있다. 축구의 챔피언스리그 같은 유럽 농구 클럽 대항전이다. 오늘 경기는 그리스와 이스라엘 클럽 팀의 경기다. 후르진은 왜 이스라엘이 유럽리그에 끼어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한다.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나누며 현대는 굉장히 합리적인 세상이라 생각하지만 이렇듯 여전히 민족과 인종을 구분하는 관습은 과거와 다를 게 없다.
엉덩이도 좀 나아졌고, 내일 아침 이곳을 떠난다. 두 시간이면 충분히 도달할 거리라 부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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