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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진이 깨운다. 8~9시쯤 일어날 거라 했는데 기가 막히게 8시 반에 깨운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출발 준비를 한다. 세브진도 같이 준비를 한다. C 9-1오늘 목적지인 에디르네 자전거 동호회 회장이 친구라 한다. 오랜만에 누군가와 함께 달린다. 가는 길에 서너 명의 사이클리스트를 만난다. 끊임없는 오르락 내리락하는 길이 터키에서 자전거 타는 게 좋지 않다는 인상을 줬는데, 운동을 목적으로 자전거를 탄다면 이보다 좋은 길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C 9-3상대성의 원리는 과학에서보다 삶에 먼저 적용해야 할 듯 싶다. 세브진과 같이 달리니 중간 도시에 들려 차도 한잔 하게 된다. C 9-2

에디르네에 도착해서 세브진의 친구를 만난다. 동호회 전체가 모인다는 듯이 얘기했는데 그 친구만 와서 간단히 인사를 하고 떠난다. 원래 이런 산만한 친구들이 설레발을 잘 친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라 바로 이곳에 연락해둔 친구 케난을 만나러 간다. 집에 도착해 이곳까지 배웅해준 세브진과 인사를 하고 난 다음 호스트의 품으로 들어간다.

이곳에 큰 대학교가 있어서 학생들이 많고, 케난도 그의 친구들과 집을 나눠 쓰는 학생이다. 어디 가나 비슷한 학생 식단으로 밥을 먹고 좀 늘어진다. C 9-4이스탄불에서 이곳까지 오면서 만난 친구들은 모두 불가리아에서 태어나고 이주한 친구들이다. 터키 사람은 유럽갈 때 비자가 필요하다고 불평이 많았는데, 케난은 불가리아에서 태어나서 여권이 두 개라 자유롭게 유럽여행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여권이 두 개면 왠지 좋을 것 같다.

좀 늘어지다 날이 어두워진 뒤 이 집 친구들과 동네 산책에 나선다. 야외 카페엔 학생들로 가득하다. C 9-5오랜만에 잔디밭에 앉고 싶어 맥주를 사서 잔디밭에 앉아 맥주를 마신다. 친구들의 캐릭터가 각각이라 재미있다. 잠시 누워본다. 정말 오랜만에 이런데 앉아 술을 마시는 구나. 학생의 삶이란 얼마나 좋은가. 이런 즐거움을 옆에 두고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는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불쌍타. 다 같이 사회의 요구를 거부하고 제 삶 찾기를 한다면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텐데…C 9-6

계속 빠르게 이동했는데 이곳에서 며칠 머물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