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에 눈이 부시다. 창 사이로 들어온 볕이 눈을 밝혀 잠에서 깬다. 이 느낌 좋아한다. 눈을 뜨고 한 동안 멍하니 천정을 바라보다 일어난다. 언제나 그렇듯 할 일없이 집에서 빈둥거릴 생각이다. 따로 체력이 소비되는 행동이 아니더라도 떠나기 전날에는 왠지 푹 쉬어야 할 것 같은 강박이 있다. 내일 목적지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이지만, 밖에 나가봐야 딱히 할 일도 없다.
가게에 간다. 바르바라네 집에서 봤던 라면이 있나 싶어 둘러본다. 그때 봤던 건 아니지만 불가리아 산 라면이 있다. 얘들은 왜 이렇게 작게 만드는지… 중국 이외의 나라에서 만드는 라면은 다 조그맣다. 우리가 빵을 그렇게 생각하듯 라면을 끼니보다는 간식으로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저녁까지 먹을 수 있게 6개를 산다. 맛은 별로지만 고춧가루 풀고, 마늘, 양파 넣으면 얼추 먹을만하다. 밥을 먹고 난 후 뻔한 게으른 시간들… 루트 좀 살펴보고, 앞으로 머물 곳에 메일도 보내며 하루를 보낸다.
아직 저녁은 쌀쌀하다. 텐트에서 못 잘 정도는 아니지만 해가 진후 땀 흘린 몸을 씻기에는 춥다. 날이 좀 더 풀려야 길게 길게 움직이며 앞으로 나갈 텐데 이동이 더디다. 머무는 시간을 좀 줄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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