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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떠날 때가 됐다. 여기저기 미리 연락을 취해놨다. 우선 선약을 지키자. 난 우연만큼이나 인연도 중요시한다. 인연이 된다면 어딘가에서 또 보게 되겠지. 안녕.

아쉬움을 뒤로하고 자전거에 오른다. 달리기 시작하자 입김이 나오고 손이 시렵다. 하지만 서서히 몸이 달아오른다. 도심을 벗어나자 슬슬 오르막이 시작된다. 산 하나를 넘어야 한다. 고속도로를 따라 하염없이 달린다. 도로 공사를 하고 있는 인부가 빤히 쳐다본다. 같이 쳐다보다 손을 흔들어 주니 깜짝 놀라며 같이 흔들어준다. 원래 남의 일에 신경을 잘 안 쓰는 편인데 여행을 하면서 조금이나마 먼저 다가가는 법을 배웠다. 산 능선 끝에 다다르니 이제야 구름 사이로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C 14-1110km에 산도 있어 염려했는데 경사가 완만해서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겠다.

소피아 도심에 들어선다. 그래도 한 나라의 수도답게 교통체증도 좀 있고 사람도 많이 보인다. 목적지 도착. 연락해둔 웜샤워 친구 미하일을 만난다.

미하일과 이반 두 형제가 사는 집이다. 집은 정리정돈이 하나도 안돼있다. C 14-2미하일은 약간 남다른 정신 세계를 갖고 있는 친구인듯하다. 기계 공학을 공부한다는데 기계의 매커니즘 속에 틀어박혀 있는 오타쿠 천재 같은 이미지? C 14-3천재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굉장히 남다르게 순수한 친구 같다. 가게에 가서 저녁거리를 사는 동안 뭐 먹고 싶냐 묻지만 자기가 돈을 낼 태세라 그냥 잠자코 다 좋아한다 말한다. C 14-4대충 이것저것 사와서 저녁을 때우고 맥주를 마신다. C 14-5

다리가 뻐근하다. 몸 전체적인 체력은 별 문제가 없는데 다리만 풀려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내일은 좀 쉬려 했는데 미하일이 어느새 다른 친구와 약속을 잡았다. 자기는 일하러 가면서 심심할까봐 그랬나 보다. 아… 구찮은데… 너무 순수하게 날 생각해줘서 원망스럽다. 가자 가. 자고 일어나면 회복되겠지. 내일 만날 친구와 채팅을 해보니 또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 다들 별로라 하던 소피아 구경 한번 해 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