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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오늘 달릴 거리가 35km밖에 안되기 때문에 느즈막히 일어난다. 느릿느릿 짐을 챙기고 출발한다. 날씨가 흐리고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진다. 불가리아에 들어온 뒤로 날씨가 하루 쨍하고 하루 흐리고가 반복되고 있다. 이상한 기후다. 도심을 벗어나기 전에 페스트푸드점에 들려 끼니를 때운다. 2레바(약 1,510원)이면 충분히 배를 채울 수 있다. C 10-1

조금씩 내리는 비를 맞으며 달린다. 목적지인 파자르칙에 도착한다. C 10-2이 동네는 뭐 볼 것 없는 작은 동네다. 다음 목적지인 소피아가 플롭디프에서 145km. 여기서는 110km다. 그 사이엔 머물 곳이 없어 경유지 겸 해서 하루 쉬기 위해 이곳에 멈췄다. 그렇게 아무런 기대 없이 멈춘 이곳에서 난 그녀를 만난다. 삶의 우연이란 참… 오묘하다…

때로는 흐릿한 기억만으로도 충분한, 선명한 기억이 오히려 방해가 되는, 아련하게 간직하고 싶은 추억이 있는 법. 하여 이곳에서 지낸 4일은 기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