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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여행은 떠나고자 하는 이에게는 낭만이고 떠난 이에게는 현실이다. 게르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장작을 넣는 난로로 난방을 하는 것도, 1km를 넘게 걸어가 강물에 설거지를 하는 것도 낭만스러운 일처럼 느껴졌지만,  일찍이 경험해 본적 없는 영하의 추위는 그것을 이내 현실로 만들어 버렸다. 그 모든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우린 모두 낭만을 꿈꾼다. 먼 훗날 몽골 게르에서의 생활을 가장 솔직하게 얘기해도 듣는 사람은 여전히 낭만으로 여길 것이 뻔하다.Epilogue

최백호 아저씨는 ‘낭만에 대하여~ 그리운 것에 대하여~'라고 노래했지만, 낭만은 그리운 것과는 좀 다른 개념이다. 낭만은 그리운 것, 즉 과거를 포함하고 현재와 미래까지 아우르는 좀 더 폭넓은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그리움은 그 느낌이 오래 지속되는데 반해 낭만은 휘발성이 강해 접하는 순간 현실이 되고 만다. 기차여행의 낭만인 삶은 계란과 사이다는 한번이면 족하고, 그것을 파는 아저씨 또한 낭만적인 직업이라 할 수 없다. 그래도 계속해서 낭만을 꿈꾸는 이유는 낭만이 현실의 삶에서 벗어나 있는, 그것을 찾고픈 욕망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만화 ‘베르세르크'를 보면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천국이란 있을 수 없다.’라는 명대사가 나온다. 낭만을 꿈꾸면서도 주의해야 할 것은 낭만적인 삶이란 상대방에게만 있지 나에게는 없다는 사실이다. 나의 낭만적인 삶은 다른 사람에게 해석되어 얻어질 뿐 나 스스로 거머쥘 수 있는 삶이 아니다. 낭만은 접하는 순간 현실이 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Epilogue1 그래도 난 낭만을 찾아 떠난다. 그것이 나의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