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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어제 남겨놓은 샌드위치 속이 있어 빵만 사와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다. 큰 식빵 한 봉지가 15루피(약 375원)고, 세 명이 딱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어제 재료 사느라 쓴 돈은 생각 안하고 한 끼를 15루피에 해결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키산 아저씨가 알려준 우체국을 찾아간다. 도착한 곳은 우체국이라기보다 EMS 배송만을 담당하는 델리의 EMS 본부 같은 곳이다. C 40-1소포 번호를 들이대고 짐 찾으러 왔다 하니 소포는 벌써 지역 우체국으로 갔다며 그 동안의 소포 행적을 보여준다. C 40-2 지역 우체국으로 간지 나흘이 넘었고 그 뒤로 더 이상 진행이 없다. 그러니까 이 여유만만 배송의 범인은 그 지역 우체국이다. 그 곳의 위치를 묻고 나온다.

지하철로 한 정거장만 가면 되는 거리라 걸어가려다가 가서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모르니 우체국 문 닫을 시간 전에 여유 있게 가려고 릭샤를 잡는다. 네 대를 잡아 세워 흥정을 하는데 모두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른다. C 40-3투덜투덜 욕을 하며 그냥 지하철을 탄다. 도착한 곳에서 사람들에게 직원이 알려준 지명을 물으니, 누구는 3km, 누구는 10km를 더 가야 한다며 말이 다 제각각 이다. 어쨌든 여기는 아닌 게 분명하다. 우체국 직원이 잘못 알려준 게 틀림없다. 서둘러 오토릭샤를 잡고 가려다가 시간도 빠듯하고 위치도 정확히 모르니 포기하고 내일 다시 나오기로 한다.

오늘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기대를 가졌을 만큼 일이 원하는 대로 진행되리라 생각하진 않았다. 그렇다 해도 그런 각오가 짜증을 무마시켜주진 않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녁으로 먹을 닭 한 마리를 사온다. 열 받는데 맵게 해먹어야지.

내일은 꼭 소포를 찾아야 한다. 내일 못 찾으면 주말에 또 허송세월을 보내야 한다. 인도 참 고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