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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화장실에 갔더니 독한 냄새가 난다. 누가 큰일을 보고 처리를 안 했나 싶었는데 변기가 막혔다. 우리나라를 떠나고 화장실에 화장지 있는 걸 한 번이라도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특히 인도는 손으로 닦는 게 당연한 일이다. 어느 화장실에도 화장지는 없지만 물통은 있다. 그건 좀 산다는 이 집도 마찬가지다. 가끔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휴지를 이용하는 여행객이 있다. 휴지통이 없으니 당연히 변기에 버리게 되고 변기가 막히게 된다. 그제 왔던 노르웨이 처자들의 짓인 듯 한데, 그들은 떠나고 우리가 이 상황을 떠안았다. 누구 똥인지 참 독하다.

한국엔 갑작스런 한파가 왔다고 하던데, 이제 이곳도 해가 지면 꽤나 쌀쌀해진다. 일교차가 크다. 일교차가 크면 골치 아픈 일이 생긴다. 햇볕이 있을 땐 더워 땀을 많이 흘리는데 잠자리를 잡고 씻으려 하면 추워서 샤워를 못한다. 그 상태로 침낭 속에 들어간다. 그렇게 삼사 일이면 노숙자의 냄새가 나는 거다. 더울 땐 더워서, 추울 땐 추워서, 일교차가 크면 또 그래서... 야전생활은 쉽지 않다.

저녁엔 호박전을 해 먹는다. C 44-1인도에는 통호박만 있고 기다란 호박 보기가 쉽지 않다. 그제 시장에 갔을 때 기다란 호박이 있어서 두 개를 사왔었다. 흔치 않은 호박이라 가격이 돼지고기 가격이랑 같았다. 그래도 만날 감자, 양파만 먹으니 다른 걸 먹고 싶었다. 오랜만에 먹는 호박전은 맛있다. 같은 방법으로 버섯도 부쳐봤는데 그것 역시 맛있다. C 44-2밥은 잘 먹어 좋다. 이곳에서 살이 쫌 쪘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