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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눈을 떴다. 참 잘 잤다. 3~4시쯤 돼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12시다. 정말 곤하게 잤나 보다. 근처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인터넷을 하러 간다.

제이푸르에 온 이유는 순전히 델리보다 공항세가 덜하다는 이유로 이곳에서 이집트 행 비행기를 타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제이푸르에 오는 도중 뭄바이까지 가보는 건 어떨까 싶은 마음의 변화가 있었다.

그 이유는 첫째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사람들이 조금, 아주 조금, 코딱지만큼도 안되게 조금 착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11년 자전거 여행을 한 베이징에서 만난 다이스케 아저씨도 인도를 최악으로 꼽을 만큼 자전거 여행자에게 인도는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 않는 듯 하지만 그래도 뭔가 다른 걸 찾아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그 어떤 나라에도 소문과 다른 호감을 가질 수 있었는데, 인도에만 안 좋은 감정을 남기고 떠나기엔 조금, 아주 조금, 코딱지만큼도 안되게 조금 미안했다. 대부분의 자전거 여행자는 다른 나라로 가려고 인도 북부만을 지나간다. 북인도를 벗어나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희망같은 것.

둘째는 파키스탄에 대한 미련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바로 이집트로 넘어가는 게 왠지 용납되지 않는다. 이건 극히 작은 가능성이지만 한달 안에 비자 정책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기적 같은 것.

어차피 자전거 여행이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는 게 이 여행의 목적이니 이 결정의 결과는 중요치 않다. 더불어 뭄바이에서 150km 정도 떨어진 뿌네라는 도시에서 친구 동생이 일을 하고 있다. 가면 맛있는 것도 얻어먹을 수 있고, 타국에서 지인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다. 그리고 이집트 가는 비행기도 여기서 가는 것보다 저렴해서 일주일 치 비용은 그걸로 해결이 된다. 하여튼 이런 저런 이유로 우린 뭄바이로 향하기로 했다. 그런데 한편으론 ‘아이고… 여기서 한 달을 더 있어야 한다니…’C 51-2 C 51-3

정보를 찾고 집으로 돌아온다. 믿었던 마이티퍼티는 260km를 못 버티고 부셔졌다. 동영상 편집을 하려 하니 컴퓨터가 말썽이다. 힘든 프로그램을 돌리면 그냥 꺼져버린다. CPU와 방열판의 문제인 듯 하다. 일년이 넘으니 여기저기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골치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