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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아침에 일어나 우진이와 함께 아침을 먹고 소장님께 인사를 드린다. 방으로 들어와 짐을 챙기고 떠날 준비를 한다. 자전거 체인에 기름칠도 해 놓는다. 아침부터 날이 흐리더니 점심쯤부터 비가 내린다. 오랜만에 보는 비다. 근데 왜 하필 떠나려고 하는 때 내리는 건지… 3시쯤 나가려고 했는데 비 그치기를 기다리다 5시에 나온다.

근처 버스 터미널에 가서 짐을 싣는다. 버스에 힘들게 짐을 싣고 있으면 항상 누군가가 와서 거들어주려 한다. 하지만 그건 도움의 손길의 아니라 강탈의 손길이다. 아예 건들질 못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와줬다고 당연한 듯 손을 내민다. 한두 번 당한 걸로 족하다 이 자식들아. 버스는 쿵쾅거리면서 질주하는 것 같지만 실은 굉장히 느리다. 130km 남짓 되는 거리를 4시간이 걸려 도착한다.

뭄바이에 와서 재상이는 자전거를 타고, 우리는 택시를 타고 공항에 도착한다. C 59-1안쪽 로비에서 하룻밤을 샐 작정이었는데 뭄바이 공항은 티켓이 없으면 공항 안쪽으로 들어갈 수 없는 시스템이다. C 59-3무슨 이런 지랄 같은 경우가 다 있나. 시간이 늦어서 티켓팅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밖에도 빈자리는 없다. 모두 자리를 잡고 누워있어서 길가에 쪼그리고 앉는다. 차와 사람이 많아서 정신이 없다.

한 동안 멍하게 앉아 있다가 엉덩이가 아프고 졸려 구석진 곳을 탐색한다. C 59-2다행히 맨 가장 자리 계단 아래 빈자리가 있어 박스를 깔고 눕는다. 마치 역전 노숙자 신세와 별 다를 거 없는 상황이지만 부끄럼 없이 박스를 깔고 눕는다. 사람들의 시선은 내가 눈을 감으면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