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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S#2/C#8. 2021년 12월 29일

2022. 2. 17. 12:05 | Posted by inu1ina2

오늘 방문할 곳은 비행기 박물관이다. 물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선택한 곳이다. 장인어른의 차를 타고 박물관으로 간다.

이른 시각이기도 하고 비도 내리고 있어서 그런지 박물관에 방문객이 하나도 없다. 우리만 자유로이 돌아다니며 구경한다.

장인어른이 과거 헬기 조종사이셨어서 일로나를 통해 이런저런 설명을 곁들여 주신다.

세르비아가 과거 유고슬라비아 시절 때만 해도 나름대로 영향력이 있는 국가였기 때문에 과학 기술 쪽도 발전을 했었는지,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하고 2년 뒤에 이곳에서 만들어진 비행기도 있다.

각양각색의 비행기 중에 일본의 전범기 무늬를 한 비행기가 있어 물어보니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일 뿐 일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한다.

사실 이 무늬는 독특한 디자인이 아니라서 어디서든 쉽게 비슷한 무늬를 찾을 수 있다. 당장 과거 유고슬라비아에 속해있던 마케도니아의 국기도 같은 무늬이니 말이다.

여느 박물관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이곳도 우리나라의 비행기 박물관과 그게 다르지 않다. 뭐 아이들이 즐거워하면 그만이다.

집에 돌아와 내내 빈둥거리다 저녁 시간에 일로나의 친구 가족이 놀러 온다. 두 남자아이가 보태지면서 집안이 떠들썩해진다. 그래도 집에 있으니 아이들을 쫓아다닐 필요가 없어 나도 친구들 사이에 낄 수 있어 좋다. 같이 온 친구의 남편과 맥주도 마시고 시시껄렁한 얘기도 나눈다. 두어 시간 친구들과 노닥거린 후 자리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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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C#7. 2021년 12월 28일

2022. 2. 17. 12:00 | Posted by inu1ina2

아침을 먹고 시내 구경을 나간다. 오래된 유적지가 있고 옛 모습이 남아 있는 올드타운스러운 제문이란 지역이다.

우선 근처 다뉴브강 언저리를 좀 걷는다.

우리에겐 참 낭만적으로 들리는 다뉴브강이지만 당연히 다른 강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강이다.

강을 좀 걷다 방향을 꺾어 골목으로 들어간다.

예스럽고 이국적인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런 골목길 걷는 걸 좋아한다. 목적지를 두지 않고 정처 없이 골목길을 둘러보며 그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이국적인 정취를 맘껏 향유하는 것. 이것만 한 여행의 즐거움이 또 있을까.

하지만 난 지금 차가 다니는 좁은 골목길 그것도 고르지 않은 울퉁불퉁 돌길에서 칭얼거리는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끌어야 한다. 이국적인 정취고 나발이고 빨리 둘러볼 곳을 둘러보자는 마음이 먼저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이 딱 그럴 때인지 이번 여행에서 유난히 아이들이 협조를 안 해준다.

골목길 끝 언덕에 오르니 오래된 기념탑이 보인다.

19세기 말 헝가리 오스트리아 제국 시절 헝가리인들이 이곳에 정착한 지 천년이 된 걸 기념하기 위해 세운 탑이라고 한다. 탑이 근사하거나 세련된 맛은 없는데 고풍스러운 느낌은 있다.

관광차 온 중국인 학생들과 좀 노닥거리고, 카메라를 든 나를 보고 굳이 자신들의 사진을 찍어달라는 세르비아 학생들을 향해 셔터를 누른다.

언덕 위에 있는 탑이라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경치가 좋다. 날씨 좋을 때 다시 한번 와 보고 싶다.

어제 만났던 친구 호가르가 와서 함께 주변을 둘러본다. 탑 맞은편에 커다란 공동묘지가 있다.

이렇게 경치 좋고 역사적이고 위치 좋은 금싸라기 땅에 공동묘지라니. 그렇지 않아도 강과 마주한 낭떠러지 부근에 지어진 집은 가격도 비싸고 매물도 잘 안 나온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산책에 전혀 흥미를 안 보이고 칭얼거림이 심해져서 대충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좀 쉬다 저녁을 먹으러 이웃집에 간다. 5년 전에 왔을 때도 함께 식사했던 이웃이다. 일로나가 아기였을 때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이니 가족과 다름없는 이웃이다. 이들이 보이는 반가움의 표시도 가족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5년 전 꼬맹이였던 아이들도 많이 컸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알렉사는 15살이 됐는데 키가 무려 208cm란다. 농구 선수로 뛰고 있는데 시합 때문에 보스니아에 가서 오늘은 자리를 함께하지 못했다. 같이 나잇대에 세르비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고, 미국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받았다고 하니 꽤 실력이 좋은가 보다. 세르비아가 유럽 선수권에서 우승을 다투는 나라이고 지난 시즌 NBA MVP인 니콜라 요키치가 세르비아 선수인 걸 감안하면 NBA 진출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식사자리는 언제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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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17. 11:50 | Posted by inu1ina2

계속 내리는 비 때문에 오전 내내 집에서 뒹굴거리다 처남의 집에 놀러 간다.

스웨덴 회사의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는 처남은 세르비아에서 근무하는 유일한 직원이다. 그래서 집에서 혼자 일한다. 몸이 불편한 처남에겐 최적의 직업인 셈이다. 시내에 있는 처남의 집은 새로 지은 건물인 만큼 깔끔하니 혼자 살기 딱 좋아 보인다.

학창시절 자취경험이 없는 나는 이런 원투룸에 살아보고 싶은 로망이 있다. 이번 생애엔 이미 끝난 일이기에 이런 집에 오면 좀 부럽기도 하다.

세르비아에서도 웬만한 음식은 다 배달이 되기 때문에 처남이 추천하는 식당에 음식을 주문한다. 역시나 체바피를 위시한 고기요리들. 이런 요리들은 숯불 향이 중요 포인트라 집에서 해 먹을 수가 없다.

맛이 없을 수가 없는 고기 요리지만 그래도 난 가끔 상추에 쌈장 얹고 고추, 마늘 넣은 쌈이 그립다.

식사를 마치고 동네로 돌아와 키즈카페로 간다.

아이들 때문에 일로나의 친구를 이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큰 공간에 대형놀이터가 있는 이곳 키즈카페는 어른들의 자리도 잘 갖춰져 있다. 술도 팔고 하는 걸 보면 우리나라 키즈카페보다 또래 아이들이 있는 부모들이 만나기에 더 좋은 장소 같다.

장소도 그렇고 안면이 있는 친구가 오기로 해서 이번엔 얘기 좀 나눠볼까 싶었는데 둘째가 계속 아빠를 찾아서 난 또 아이들 공간에 머문다.

첫째는 낯도 안 가리고 혼자 알아서 잘 노는데 둘째는 엄마 아빠랑 잠깐이라도 떨어지면 울어 재끼는 통에 뭐 할 수가 없다. 일로나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는 것이니 당연히 내가 아이를 돌봐야 한다. 지금까지는 사위로 처가에 온 건지 베이비시터로 온 건지 구분이 안 된다. 계속 이런 식이면 이번엔 일로나와 둘만의 데이트도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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