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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C#17. 2022년 1월 7일

2022. 2. 17. 13:44 | Posted by inu1ina2

오늘은 동방정교회의 크리스마스다. TV에선 전에 구경했던 사바성당과 대주교의 모습 그리고 성당 앞에 모여든 많은 인파를 보여주고 있다. 처가는 딱히 종교적이지도 않고 가톨릭의 전통이 있어서 특별한 행사는 없다. 우리는 아침을 먹고 또 어디론가 구경하러 간다.

차를 타고 베오그라드 근방을 돌아다니다 보면 넓게 펼쳐진 평야를 볼 수 있다. 아직 자전거 여행하던 때의 습성이 남아 있는지 지평선이 보이는 평평한 길을 보고 있노라면 아~ 자전거 타기 참 쉬운 코스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문득 어디서나 산이 보이는 우리나라와 달리 베오그라드에선 산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얘길 했더니 일로나가 근처 산에 가보자고 해서 나선길이다.

장인어른의 차를 타고 30분쯤 달려 서울의 남산 정도 되는 높이의 산 정상에 도착한다.

휴일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다. 남산 타워 같은 높은 탑이 있어 가보니 오늘은 문을 닫았다고 한다.

방향을 틀어 다른 봉우리 쪽에 보이는 기념물을 향해 걸어간다.

장인어른 왈 이름이 밝혀지지 않고 전사한 군인들을 위한 기념물이라고 한다. 세련되진 않았지만 뭔가 느낌이 있어 보인다. 세르비아에서 유명한 건축가가 설계한 거라고 한다. 일로나는 어떤 전쟁에서 전사한 군인들을 위한 건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기념물에 서 있는 거대한 네 명의 여성 조각상이 유고슬라비아 시절 한 나라를 이뤘던 각 민족의 의상을 입고 있다는 것으로 보아 2차 세계대전 때의 전사자를 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날씨가 좀 쌀쌀하긴 하지만 하늘이 청명해서 상쾌한 기분이 든다.

집으로 돌아와 늘어지다 저녁에 김밥을 만든다. 한 번쯤 한식이 땡길 거라 생각해 김밥 재료를 준비해왔다. 사실 김밥보다는 국물 요리가 그리운데 3일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있는 재료 버리기 뭐해서 만드는 거다. 기본적인 재료로 만든 김밥이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밥을 먹으니까 그건 좋다. 이제 귀국할 날이 슬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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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17. 13:39 | Posted by inu1ina2

어제 마신 술이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독한 라키야와 맥주를 섞어 마셔서 그런지 아니면 오랜만에 많이 마셔서 그런지 아침까지 숙취가 남아 있다. 얼큰한 짬뽕이나 시원한 냉면을 한 그릇 먹고 싶은데 오늘도 아침은 빵과 치즈, 샐러드 등등...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일수록 고향이 그리워지는 법이다.

바람 좀 쐴 겸 동네 산책을 좀 한다.

산책하고 돌아오니 일로나가 여권 두 개를 들고 흔들고있다. 아이들의 여권이 나왔다.

여권 신청할 때 너무 까다롭게 굴어서 떠나기 전에 받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발급됐나 보다. 이로써 아이들은 중국, 몽골 같은 나라도 무비자로 갈 수 있게 됐다. 지금은 그것 외엔 크게 쓸모가 없지만, 나중에라도 세르비아가 유럽연합에 가입하게 되면 생각보다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게다. 나도 이중국적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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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17. 13:36 | Posted by inu1ina2

아이들과 함께 사바강변으로 산책하러 간다. 따사로운 햇살에 외투를 벗는다. 춥기보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멋진 경치를 바라본다.

5년 전 10년 전 이곳은 풀밭이었는데 지금은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미 새롭게 지어진 건물도 많다. 처음 공사계획을 발표했을 때 강변을 망친다고 시민들의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시위도 하고 그랬다는데 정부가 그냥 밀어붙인 모양이다. 공사가 끝났을 때 어떤 모습이 될지 모르겠지만 산책길도 정비되고 카페 등 편의 시설도 많아져서 산책하는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좋은 날씨에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평화로운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냥 다 좋아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한강과 달리 도로도 없고 접근이 쉬운 건 맘에 든다.

산책한 후 근처 쇼핑몰에 가서 점심을 먹는다. 새롭게 지어진 쇼핑몰은 우리나라의 그것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어쩌면 이런 몰개성이 개발의 문제점일지도 모르겠다.

푸드코트에서 기로스를 먹는다. 기로스는 그리스 음식인데 터키의 도네르 케밥을 조금 변형한 것이다. 오스만 투르크가 수백 년간 발칸 전 지역을 지배했기 때문에 비슷한 음식이 많다. 어쨌든 기로스는 맛있다.

집에 돌아와 좀 쉬다가 친구네 집에 놀러 간다. 올 때마다 만나는 고란은 일로나 가족과 오랜 이웃이고 고관의 아이인 루카가 인후와 같은 또래여서 어울리기가 좋다. 취향도 비슷해서 대화가 잘 된다. 아이들끼리 잘 놀아서 우리도 맥주와 라키야를 마시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내겐 세르비아에 와서 제일 즐거운 시간이다.

계속 마시자는 분위기였는데 아이들이 피곤해해서 다음을 기약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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