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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C#14. 2022년 1월 4일

2022. 2. 17. 13:28 | Posted by inu1ina2

아이들과 함께 칼레메그단에 간다.

우리나라엔 한파가 왔다는데 이곳은 봄이 온 것처럼 날이 풀렸다.

칼레메그단으로 가려다가 아무래도 아이들이 더 좋아할 만한 동물원으로 방향을 튼다. 칼레메그단 끝단에 동물원이 있다.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나도 동물 구경을 좋아한다. 초등학교 시절엔 동물학자 같은 걸 하고 싶었으니까.

동물들을 구경하며 구석구석 돌아본다.

이곳 동물원은 우리가 사람과 가까워 더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다.

그리고 무슨 수를 쓰는 것인지 우리나라 동물원에 가면 동물들이 대부분 잠을 자거나 엎드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의 동물들은 꽤 활동적이어서 구경하기가 더 재미있다.

또 염소나 날지 않는 새 같은 위험하지 않은 동물은 그냥 풀어놓고 있어서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촘촘히 많은 우리가 있어서 한 바퀴 둘러보는데도 꽤 시간이 걸린다.

동물원 구경을 마치고 칼레메그단 쪽으로 가는데 아이들은 벌써 지쳤는지 유모차에 앉아 고개를 꾸벅거린다.

칼레메그단도 쭉 둘러보려면 시간이 꽤 걸리는지라 아이들 고생시키느니 다음에 다시 오기로 하고 전망만 좀 바라보다 집으로 돌아온다.

저녁엔 피자를 시켜 먹는다. 매일 세르비아 음식만 먹었더니 피자를 먹는 것만으로도 한국 음식 먹는 느낌이 난다. 잘 지은 기름진 쌀밥 한 공기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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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C#13. 2022년 1월 3일

2022. 2. 17. 13:22 | Posted by inu1ina2

드디어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다. 원래는 일로나와 단둘이 보낼 시간을 기대했지만 둘째가 워낙 울어대는 통에 따로따로 시간을 갖기로 했다.

베오그라드 구경은 보통 크네즈 미하일로비치 거리에서 칼레메그단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첫 번째로 치지만 난 5년 전, 10년 전 두 차례 구경했기 때문에 지난번 아이들과 둘러보다 도중에 돌아왔던 제문을 오늘의 방문지로 정했다.

베오그라드는 동서로 뻗은 다뉴브 강에 의해 남북으로 나뉘고 남쪽에서 올라와 다뉴브강에 합류하는 사바강에 의해 다시 남쪽 지역이 동서로 나뉜다. 동서로 나뉜 남쪽 지역의 동쪽이 베오그라드 시내이고 서쪽이 제문지역이다. 19세기까지 이 지역은 세르비아가 아닌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관할이었다. 그러니까 다른 나라였단 거다. 지금은 베오그라드에 통합돼 Novi Beograd 즉 신 베오그라드 지역으로 불린다. 어쨌든 과거 다른 나라였기 때문에 베오그라드는 시내와 같은 듯 다른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 개발이 덜 된 느낌이 있어서 그 때문에 오래된 작은 골목이 많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풍긴다.

이 지역의 랜드마크인 언덕 위 가르도스 타워는 그리 높지 않아 금방 올라갈 수 있지만, 일부러 구석구석 골목을 훑으며 천천히 올라간다. 곧 식상해질 테지만 처음은 집 모양이 하나하나 다 신기해 자주 발걸음을 멈추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된다.

지난번에 지나쳤던 공동묘지도 한번 쭉 둘러본다.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한 아이들의 얼굴이 있는 사진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곧 도착한 가르도스 타워, 햇살이 내리쬐면 좋으련만, 오늘도 전체적으로 흐린 날씨라 타워에서 내려다보이는 전경이 쨍한 느낌이 없어 아쉽다.

다시 골목골목을 거쳐 시내로 내려온다.

번화가를 거쳐 반대쪽으로 들어가는 골목이 있어 그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가르도스 타워를 비롯해 강변이 있는 쪽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라 상점이 많이 보였는데 이쪽은 완전 주거지역이다. 상점도 없고 사람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오래된 집들 사이사이는 무슨 시골 동네처럼 보인다.

이방인의 눈으로 보면 한번 살아보고 싶은 낭만스러운 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베오그라드에 살아볼 생각을 하면서 진지하게 바라보면 생각보다 불편해 보이는 점이 눈에 많이 띈다. 낭만과 현실의 차이다. 목이 마른데 아무리 주거지라도 가게가 하나 안 보이니 원...

다시 시내로 내려와 이곳저곳 방황한다.

시장도 좀 둘러보고,

공원도 좀 둘러보고,

강변에 앉아 담배도 한 대 태우고.

종일 둘러볼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 한나절도 안돼 다 둘러봤다. 베오그라드에 오면 한 번쯤 들여볼 만한 곳 같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저녁엔 일로나가 친구를 만나러 가기로 했다. 난 아이들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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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C#12. 2022년 1월 2일

2022. 2. 17. 13:09 | Posted by inu1ina2

내내 흐린 날이 이어지더니 그제부터 햇살이 비추기 시작했다. 기온도 조금 올라서 가벼운 외투 차림으로도 외출할 수 있다.

오늘은 파조바란 지역에 사는 일로나의 외삼촌 집에서 외가 친척 모임이 있다. 전에도 갔던 집이다. 일로나의 친가는 북쪽 끝 헝가리 국경 근처에 있어 자주 보지 않고 상대적으로 가까운 외가 쪽 친척을 자주 만나는 것 같다.

외삼촌 댁에 가는 길에 있는 일로나의 외할아버지, 할머니가 묻혀있는 공동묘지에 들른다.

세르비아의 묘지 비석엔 그곳에 묻혀있는 사람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수많은 비석에 죽은 이들의 얼굴이 새겨져 있어 조금 섬뜩한 기분이 든다. 대부분 부부가 한 곳에 묻히는데 부부 중 한 사람이 죽어도 비석을 만들 때 죽지 않은 배우자의 얼굴까지 새겨 놓는 게 좀 이상하다. 배우자 묘에 찾아 왔는데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묘비를 보면 묘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만약 그사이에 재혼이라도 한다면 어떻게 되는 건지.

베오그라드에서 차로 30~40분쯤 걸리는 파조바는 작은 지방 동네다. 시내에서 좀 빠져나오면 보이는 세르비아의 단독주택들은 참 귀엽게 생겼다. 마치 스케치북에 쓱싹쓱싹 그린 아이들의 그림처럼 모양이 단순하다.

동네를 잠깐 둘러보고 외삼촌 댁에 들어간다. 집에 온순한 개가 한 마리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나도 일로나도 개를 좋아해서 한 마리 기르고 싶긴 한데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가 집을 비울 때 개를 혼자 놔둘 수 없으니 개를 들을 상황이 안된다. 아이들에게도 참 좋을 텐데...

외가 친척들이 자리에 모여 식사를 시작한다. 우선 전채요리로 생햄을 먹는다.

그리고 닭과 소고기로 우린 스프를 먹고,

메인요리인 각종 바베큐와 고기들.

세르비아에 와서 고기 하난 원 없이 먹고 있다. 흰 쌀밥에 쌈 야채가 딸려 나오면 정말 좋겠지만... 그게 좀 아쉽다. 소화도 시킬 겸 잠시 나와 아이들과 놀아주고 돌아오니 마지막으로 디저트인 케이크를 내놓는다. 외숙모의 케잌이 친척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고 하더니 정말 맛있다. 세르비아에 와서 식사때마다 다양한 디저트를 먹고 있는데 그중 최고다. 단 걸 별로 안 좋아하는 내게도 이렇게 맛있으니 다들 좋아할 만한 케이크다.

식사를 마치고 어른들은 한참을 노닥거리고 난 아이들과 논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 멀리 지평선에 드리운 노을이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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