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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C#11. 2022년 1월 1일

2022. 2. 17. 13:04 | Posted by inu1ina2

다들 신나는 연말을 보냈는지 도로에 차가 없다. 우리는 매년 새해 첫날 아이들을 위한 놀이 한마당이 열린다는 곳으로 간다. 도로를 막아놓고 마치 놀이공원처럼 꾸며놓은 곳이다. 그야말로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주변 텅 빈 도로와 대조적으로 시끌벅적 난리가 아니다.

어제 집에 놀러 왔던 루카를 만난 인후는 반갑게 인사하고 즐겁게 놀이 기구를 즐긴다. 그제부터 코가 막히고 콧물이 흐르는 감기에 걸려 고생이지만 노는 순간엔 그런 문제가 전혀 없어 보인다.

놀이 시설이 임시로 설치된 거라 좀 조잡하긴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거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솜사탕도 먹고 팝콘도 먹고, 우리도 데운 와인을 한잔 마신다.

도로 끝에서 끝까지 쭉 둘러본 후 제문으로 이동한다.

다뉴브강변을 좀 걷는다. 새해 첫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나와있다.

주변을 좀 돌아보다 아이들이 힘들어해서 곧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침부터 여기저기 걸었더니 좀 피곤하다. 오후엔 집에서 쭉 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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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17. 12:47 | Posted by inu1ina2

오늘은 시내에 있는 일루젼 박물관에 간다. 그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한 발걸음이다.

아이들은 나가기 귀찮아하면서도 또 나오면 신나게 잘 논다.

2021년의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도심에 차가 많다. 이곳도 주차난이 심각해서 시내에 나오면 주차 자리 찾는 게 큰일이다. 대부분 오랜 건물이라 지하 주차 시설은 고사하고 주차 공간이 있는 건물도 찾기 힘들다. 죄다 길가에 주차하니 길은 좁아지고 주차 공간은 찾기 힘들다.

일루젼 박물관은 착시 현상을 이용한 볼거리를 전시해 놓은 곳이다. 작은 건물에 두 개 층을 꾸며 놨는데 그냥 잠깐 아이들과 시간 보내기 좋은 정도다.

박물관을 나와 시내를 둘러본다.

베오그라드에서 제일 번화한 거리는 새해맞이 준비로 떠들썩한 분위기다.

우리도 노점에서 따뜻한 와인을 한잔 사서 마신다.

떠들썩한 거리를 뒤로하고 걷는데 놀이터가 보여 잠시 멈춘다.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잠시 논다. 아이들은 그저 놀이터만 보면 즐겁다.

저녁 시간에 이웃 아줌마가 놀러 온다. 인후 또래에 아이가 같이 와 어울린다. 5년 전에도 봤는데 귀엽게 잘 컸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둘이 레고 조립을 하며 잘 노는 모습이 보기 좋다.

연말이라 그런지 여기저기에서 불꽃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도 마당에서 작으나마 불꽃놀이를 한다.

새해맞이 저녁상이 차려진다. 이때 꼭 먹는 음식으로 통돼지 구이와 러시안 샐러드가 있다.

통돼지 구이는 조각으로 잘려있어 흡사 족발과 비슷하다. 그래서 집에서도 연말이면 러시안 샐러드를 만들고 족발을 시켜먹었었다.

둘째가 어른들과 잘 지내면 일로나와 단둘이 시내에 나가 연말 데이트라도 했을 테지만 뭐 별수 없다. 또 이렇게 가족과 함께 보내는 연말도 의미가 있지. 때가 되면 아이들이 먼저 가족과 떨어지려 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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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17. 12:14 | Posted by inu1ina2

아이들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띤 입장이어서 오늘도 구경거리를 찾아 나선다. 오늘의 목적지는 니콜라 테슬라 박물관.

차로 데려다준 장인어른도 처음이라는 테슬라 박물관은 외국인 관광객에겐 인기가 많은지 문 앞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고 대기하고 있다.

규모가 작고 설명이 필요해서 가이드와 함께 해야 하는데 그 시간이 정해져 있어 그 시각을 기다리나 보다.

입장 후 좁은 공간에 관광객을 모아놓고 가이드가 설명을 시작한다.

나는 지루해하는 아이들을 돌보며 듬성듬성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다. 가이드의 설명은 테슬라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라 원래 관심이 있던 나는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다.

박물관이 너무 작아서 딱히 볼 게 없지만, 그의 유해가 담겨 있다는 금속 구와 테슬라 코일 실험은 나름 흥미롭다.

이 위대하고 괴짜스러운 천재과학자의 숨결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테슬라가 세르비아에 머문 시간은 어머니를 보러 잠깐 들린 36시간이 전부라고 한다. 그가 태어난 지역도 당시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이었던 현 크로아티아 지역이다. 그리고 그는 생애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냈다. 너무 유명한 과학자이기에 세르비아에서는 지폐에도 넣고 베오그라드의 국제 공항 이름도 니콜라 테슬라 공항으로 이름 붙였다. 세르비아와 사이가 몹시 안 좋은 크로아티아에서도 테슬라를 자국의 위인으로 만들려고 시도를 하고 있고 그 때문에 또 세르비아와 갈등을 빚고 있지만 내 생각엔 테슬라는 세르비아 사람으로 보는 것도 맞다. 거의 같은 언어를 쓰는, 사실상 같은 민족인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그리고 보스니아를 구분하는 기준은 지역이 아니라 종교로 봐야 한다. 발칸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분쟁도 속사정이야 어떻든 표면적인 이유는 다 종교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교회 성직자였던 아버지, 정교회 신자였던 기록이 남아 있는 테슬라는 세르비아인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더군다나 크로아티아가 세르비아인 인종청소를 했을 때 그의 가족도 학살당한 수많은 희생자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제 와서 테슬라를 크로아티아인이라고 말하는 건 좀 염치없는 일이다.

테슬라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성 사바 성당으로 간다.

성 사바 성당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규모의 동방정교회 성당이다. 세계적이라고는 하지만 어차피 동방정교회 성당은 러시아를 위시한 동유럽 쪽에만 있으니 그냥 큰 규모의 정교회성당 정도 되겠다.

10년 전에 처음 세르비아에 왔을 때 내부 공사 중이어서 겉에만 둘러보고 갔었다. 아직까지도 공사 중이지만 내부에는 들어갈 수 있게 해 놨다.

들어서자마자 화려하게 반짝이는 금빛 벽화, 천장화들이 눈에 들어온다.

첫인상이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의 그것과 비슷하다. 아야 소피야 역시 오토만에 의해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기 전까지 동방정교회의 중심이 됐던 성당이니 첫인상이 비슷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가까이에서 보니 역시 아야소피아와 같은 방식으로 만든 모자이크 벽화다. 물론 아야소피아는 진짜 금이지만 여기는 그림에 맞는 색깔 유리로 만든 모자이크다. 성당을 짓기 위해 만든 특수 유리라고 한다. 당연히 지금 시대에 성당을 짓는다고 진짜 금을 사용한다면 난리가 날 일이다. 어쨌든 아야소피아는 소실된 부분이 많은 데 반해 이곳은 새로 지어진 건물이라 그 화려함은 비교가 안 된다. TV는 고사하고 그림조차 구경하기 힘들었던 중세시대 평민들이 성당의 이런 화려함을 목격하면 신의 위대함이 느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하실의 있는 대주교의 묘도 보고 이곳저곳을 구경한 후 나온다.

유명한 관광지라 그런지 성당 주변엔 구걸하는 집시들이 있다. 동유럽 지역에선 간혹 집시들을 볼 수 있다. 행색이 그러해서 그런지 쉽게 눈에 띈다. 집시들은 원래 인도에서 넘어온 민족이지만 유럽에서 처음 이들을 만났을 때 이집트인인 줄 알고 이집션이라 부른 게 기원이 돼서 집시라고 불리게 됐다. 아직도 과거처럼 떠돌이 생활을 하는 걸 보면 참 안타까운 민족이다. 계속 이런 생활을 하려면 차라리 서유럽으로 가는 것이 벌이가 더 좋을 텐데 왜 여기에서 이러고 있는 것인지. 하긴 그런 정보를 이용할 줄 알았다면 이런 생활도 하지 않겠지.

오전에 구경을 많이 했으니 오후엔 집에 늘어진다.

그래도 매일 뭔 구경을 하나씩은 하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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